처음 식물을 키우기로 마음먹고 화원에 가면, 초록색 잎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어떤 식물이든 우리 집 거실이나 방에서 잘 자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원룸, 북향 아파트, 혹은 회사의 어두운 사무실 책상 위에 화분을 올려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힘없이 아래로 처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식물에게 빛은 곧 밥인데, 밥을 주지 않으니 굶어 죽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해가 잘 들지 않는 환경에서는 가드닝을 포기해야 할까요? 다행히도 자연계에는 깊은 숲속 큰 나무 아래처럼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진화해 온 식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햇빛이 부족한 열악한 실내 환경에서도 묵묵히 새잎을 내어주는 강인한 음지 식물 5가지를 추천해 드립니다.
1. 음지 식물의 절대 강자, 스킨답서스
실내 가드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킨답서스를 죽이기는 살리기보다 어렵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대단한 식물입니다. 태생이 울창한 정글의 나무 그늘 밑에서 자라던 덩굴 식물이라, 형광등 불빛만으로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합니다.
특징: 줄기가 길게 늘어지며 자라기 때문에 책장 위나 공중에 매달아 키우는 행잉 플랜트로 연출하기 좋습니다.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탁월해 주방에 두는 것도 추천합니다.
주의할 점: 워낙 잘 자라다 보니 줄기가 너무 길어지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가위로 줄기를 툭 잘라 물에 꽂아두기만 해도 몇 일 뒤 뿌리가 나오는 놀라운 번식력을 보여줍니다.
2. 흙 없이도 자라는 공기정화의 대명사, 산세베리아와 스투키
보통 음지 식물은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산세베리아와 스투키는 예외입니다. 이들은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잘 버틸 뿐만 아니라,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지입니다.
특징: 잎 내부에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 다육 조직을 가지고 있어, 한 달 넘게 물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버텨냅니다. 침실에 두면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수면에 도움을 줍니다.
주의할 점: 빛이 없는 음지에서 키울 때는 물주는 주기를 훨씬 더 길게 잡아야 합니다. 흙이 바짝 마른 것을 확인하고도 일주일 뒤에 물을 준다는 느낌으로 관리해야 과습으로 무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우아한 자태와 강인한 생명력, 스path필름 (스파트필름)
빛이 없는 곳에서도 하얗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몇 안 되는 기특한 식물입니다. 짙은 초록색의 넓은 잎과 대조되는 하얀색 불염포(꽃을 둘러싼 잎)가 매력적이라 인테리어 효과가 매우 뛰어납니다.
특징: 공기 중의 아세톤이나 알코올 등 화학 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우수해 새집증후군 완화에 좋습니다. 무엇보다 식물이 목이 마르면 잎을 아래로 툭 떨어뜨려 "물 주세요"라고 온몸으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물주는 타이밍을 잡기 매우 쉽습니다.
주의할 점: 수분을 좋아하는 편이므로 겉흙이 마르면 바로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완전히 어두운 암실 수준이라면 꽃이 피지 않고 잎만 자랄 수 있으니, 아주 가끔은 밝은 거실로 옮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테이블야자
이름처럼 책상 위에 올려두고 키우기 좋은 소형 야자나무입니다. 실내 조명만으로도 무난하게 성장을 이어가며, 깃털처럼 시원하게 뻗은 잎사귀 덕분에 방 안에 두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휴양지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특징: 잎을 통해 수분을 공기 중으로 뿜어내는 천연 가습기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대기 중의 유해 물질을 흡수하는 능력도 가드닝 초보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주의할 점: 건조한 실내 환경에서는 잎의 끝부분이 갈색으로 타들어 갈 수 있습니다. 분무기로 잎 주변에 물을 자주 뿌려주어 주변 습도를 높여주면 깨끗하고 푸른 잎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보석란 (지options) 혹은 아글라오네마
영화 '레옹'에서 주인공 레옹이 화분을 들고 다니며 애지중지 키우던 식물이 바로 아글라오네마 품종 중 하나입니다. 화려한 잎 무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그늘에서 잘 견딥니다.
특징: 초록색 단색 잎이 지루하다면 은은한 은빛이나 붉은빛이 도는 아글라오네마를 추천합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선정한 공기정화 식물 상위권에 랭크될 만큼 성능도 검증되었습니다.
주의할 점: 추위에 다소 약한 편이므로 가을이나 겨울철에 베란다에 방치하면 냉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따뜻한 방 안에서 키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음지 식물을 키울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오늘 소개해 드린 식물들은 빛이 '없어도 잘 자라는' 식물이 아니라, 빛이 '부족해도 잘 버티는' 식물들입니다. 지구상의 그 어떤 식물도 아예 빛이 없는 완벽한 암흑 속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반지하나 창문이 없는 방에서 키우신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낮 시간에 햇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창가에 두어 '햇빛 샤워'를 시켜주거나, 실내 식물 전용 LED 조명을 설치해 주는 것이 식물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키우는 핵심 비결입니다.
[핵심 요약 3줄]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공간이라도 실내 조명에 의지해 자랄 수 있는 스킨답서스, 테이블야자 같은 음지 식물을 선택하면 가드닝이 가능합니다.
산세베리아나 스투키처럼 음지에서 버티는 다육 성향의 식물은 물주는 주기를 일반적인 환경보다 훨씬 길게 잡아야 과습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음지 식물도 최소한의 광합성이 필요하므로, 주기적으로 밝은 곳으로 옮겨주거나 식물등을 활용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